이유는 복합적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임차인이 기존 집에 계속 머물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실거주로 전환하고 있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순수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도 늘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0만 원을 넘어섰고, 강남구 원룸 평균 월세는 97만 원까지 치솟았다. 전세는 구하기 어렵고 월세는 부담스러운, 어정쩡한 시장이 된 셈이다.
임대아파트, 어떤 선택지가 있나
시장이 이렇게 되면서 관심을 끄는 것이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아파트다. 유형별로 조건과 비용이 확연히 다르니 본인 상황에 맞게 골라야 한다.
| 구분 | 임대 형태 | 보증금 수준 | 월세 수준 | 시세 반영률 | 주요 대상 |
|---|
| 영구임대 | 공공 | 낮은 수준 | 매우 낮음 | 시세의 약 30% |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
| 국민임대 | 공공 | 낮은 수준 | 낮음 | 시세의 50~60% | 저소득 근로자·서민 |
| 행복주택 | 공공 | 낮은~중간 | 중간 | 시세의 약 70% | 청년·신혼부부·대학생 |
| 공공지원 민간임대 | 공공+민간 | 중간 | 중간~높음 | 시세의 80~90% | 무주택 청년·신혼부부 |
| 일반 민간임대 | 민간 | 높음 | 시세 수준 | 시세 100% | 소득 기준 없는 수요자 |
공공임대는 입주 자격 심사가 필요하지만 월세 부담이 확실히 낮다. 반면 민간임대는 신축이 많고 위치가 좋은 대신 비용이 높다.
공공임대, 자격만 되면 가장 현실적
공공임대의 핵심 조건은 무주택 세대구성원 요건이다. 신청자 본인뿐 아니라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된 세대원 전원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상속으로 취득한 지분이 절반 미만이고 전용면적 60㎡ 이하인 경우 등은 주택 소유로 보지 않는 예외가 있으니 LH 공고문을 꼭 확인해야 한다.
올해 서울시는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의 3050% 수준 임대료로 최장 10년 거주 가능한 공공임대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 1차로 청년 매입임대 849세대와 기숙사형 청년주택 56세대 등 905세대를 모집했다. 만 1939세 무주택·미혼 청년이라면 지원할 수 있고, 이공계 대학원생과 박사 후 연구원을 위한 특화 물량도 있다.
신청은 SH 인터넷청약시스템에서 진행하며, 당첨자는 발표 후 순차적으로 입주하게 된다. 경기도와 인천도 LH를 통해 유사한 물량을 공급하니 거주 지역의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계약 전 반드시 확인할 것들
공공임대든 민간임대든, 계약 전 확인할 것은 명확하다.
첫째, 등기부등본을 계약 당일까지 반복해서 조회한다. 근저당, 가압류, 가등기가 있는 물건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둘째,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물건은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 주변 시세와 실거래가를 교차 검증해야 한다. 셋째,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를 요청해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한다.
잔금을 치르는 날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즉시 처리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뒤늦게 처리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법적 우선순위를 잃을 수 있다. 전세보증보험(HUG·SGI) 가입이 가능한 물건인지도 계약 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실제 사례로 보는 계약 노하우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이 "직접 입주하겠다"고 통보받았다. 급하게 주변 부동산을 돌았지만 기존 전셋값에 맞춰주겠다고 해도 물건 자체가 없었다. 결국 김 씨는 행복주택 청약을 준비하면서, 그사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해 2년을 더 버티는 전략을 택했다.
이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금 시장에서는 대안을 미리 만들어 두는 사람이 유리하다. 공공임대 청약 자격을 확인해 두고, 민간임대 물건은 여러 플랫폼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는 식이다. 부동산 중개인과 평소 관계를 유지하면 시세보다 먼저 매물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지역별 자원 활용하기
서울에 거주한다면 SH공사(i-sh.co.kr)에서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고를 확인하자. 경기도는 GH(경기주택도시공사), 인천은 iH(인천도시공사)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LH(lh.or.kr)는 전국 단위 국민임대와 행복주택 공고를 통합 제공한다.
공공임대가 어렵다면 '공공지원 민간임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 민간임대보다 월세가 낮고, 계약 기간도 길어 이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물량이 많지 않아 청약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사 후에도 할 일이 있다
계약이 끝났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사 후에는 체류지 변경신고(외국인 거주자는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신고)를 기한 안에 마치고, 임대차 신고필증이나 확정일자 증빙 서류를 계약서와 함께 보관해야 한다. 지급 기록과 입주 당시 사진도 잘 저장해 두면 추후 분쟁 시 유용하다.
보증금 반환이 늦어질 경우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등기부등본에 보증금 미반환 사실이 기록되고, 집주인은 새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진다. 법적 카드를 미리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월세를 내다 계약 기간 중간에 나가야 한다면 중개수수료와 위약금 조항을 계약서에서 다시 확인하자. 집주인이 요구하는 비용이 법적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관련 규정을 확인한 뒤 대응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세가 사라지는 시장에서 임대아파트를 고르는 기준은 단순하다. 자격이 된다면 공공임대부터 살피고, 민간임대는 보증금과 월세의 균형을 따져보는 것이다. 지금처럼 물건이 귀한 시기에는 결정을 미루는 것이 가장 큰 손해다. 청약 공고를 구독해 두고, 등기부등본 확인 습관을 들이고, 이사할 지역의 중개사무소에 미리 연락을 해두는 것. 세 가지만 실천해도 이번 이사철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이다.